6월 13일 화요일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 사제 학자 기념일
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제자들을 소금과 빛에 비유하십니다.
“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.” 음식 맛을 내는 데 소금이 꼭 필요하듯이, 제자들
도 세상에 꼭 필요한 존재들이라는 뜻입니다. 그런데 만일 소금이 짜지 않다
면, 그것은 어디에도 쓸모없는 하얀 가루에 지나지 않습니다. “소금이 제 맛을
잃으면 무엇으로 다시 짜게 할 수 있겠느냐? 아무 쓸모가 없으니 밖에 버려
져 사람들에게 짓밟힐 따름이다.” 여기서 ‘제맛을 잃다’는 뜻의 그리스 말 동
사 ‘모라이노’의 본뜻은 ‘어리석게 되다’입니다. 제자들이 자신의 본분을 잊고
어리석은 길로 향하는 모습을 제맛을 잃은 소금에 비유하신 것입니다.
“너희는 세상의 빛이다.” 두 번째 은유도 마찬가지로 제자들이 세상에
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존재임을 일깨워 줍니다. 참 빛으로 이 세상에 오신
예수님처럼(요한 1.9; 8.12 참조) 그분의 제자들도 세상의 빛으로서 구원의 진
리를 선포하는 소명을 지닌 사람들입니다. 따라서 그들은 ‘산 위에 자리 잡
은 고을’처럼, 그리고 ‘동경 위에 놓인 등불’처럼 세상 사람들이 바라볼 수 있
는 곳에 서서 늘 진리의 빛을 밝히는 일꾼이 되어야 합니다. 그 빛을 바라본
사람들, 곧 제자들의 ‘착한 행실’을 본 사람들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찬양
하게 되고, 그들도 또 다른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 하늘 나라의 복음을 전
하는 일꾼이 됩니다.
예수님의 제자가 된 우리는 모두 세상의 빛이며 소금입니다. 그러나 소금
의 구실을 하여야만 비로소 소금이고, 빛의 구실을 하여야만 비로소 빛입니
다. 우리는 자신을 녹여 싱거운 세상에 짠맛으로 간을 맞추는 참된 소금의 구
실을 하고 있는지, 어두운 세상을 환히 밝히는 참빛의 구실을 하고 있는지 돌
아보면 좋겠습니다. 우리가 하늘 나라를 세우는 데 꼭 필요한 일꾼이라면, 그
구실에 알맞은 역량을 기르는 데 노력을 게을리하여서는 안 될 것입니다. ⊕
-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 -